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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타로 (I-Ching)

주역타로 12. 천지비(天地否)

이칭 주역타로 : 12. 천지비


천지비(天地否)

상괘는 하늘(天)이다. 
하괘는 땅(地)이다. 

비(否) = 막히다 답답하다

천지비괘는 앞서 살펴본 11. 지천태(地天泰) 괘와 정반대의 형상을 하고 있다.

하늘은 위쪽 허공에 있고,
땅은 아래쪽 바닥에 있다.

하늘은 하늘대로, 땅은 땅대로. 제각각 따로 놀고 있는 상황이다.
즉, 천지간에 조화가 없다. 화합하기보다는 서로 등을 돌린 채 반목하고 있다.

하늘이 하늘로, 계속 위로만 올라가려고 하고
땅이 땅에만 있으면서 계속 그 자리에 고착되어 머무르면
서로 간에 소통이 안 된다.
영원히 합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렇기에 천지비는 좋지 않은 괘에 속한다.

특히 이 '비(否)'라는 글자의 형태를 살펴보면, 

否 = 不(아닐 부) + 口(입 구)

말을 해도 전달이 되지 않는다는 뜻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글자이다.
즉, 소통이 안 되는 상황, 소통이 막히고 답답한 상황을 뜻한다.

아무리 말을 해도, 
듣는 사람은 귀를 막은 채 듣지 않는 상황.

진실을 말을 해도 
듣는 사람은 그것을 거짓이라 단정 짓고 믿어주지 않는 상황.

아무리 진심으로 잘하고자 노력을 해도
상대편에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거나,
혹은 이미 미운털이 박힌 상태라서,
그 진심 어린 노력들이 제대로 보답받지 못하는 상황.

윗사람이나 동료들을 비롯하여,
주변 사람들이 내게서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

이러한 상황이 바로 천지비와 같은 상황이다.

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표현해도,
상대방과 소통이 되지 않는 것.
꽉 막히고 정체된 상태로, 일이 풀리지 않는 것.
그래서 답답하고 난처해서 돌아버릴 것만 같은.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서 소통이 되지 않는, 불통의 관계를 암시한다.

직장 동료나 상사 등과 제대로 소통이 안 되고,

연인이나 배우자와의 관계에서도 애정이 식고 불화가 따른다.
잘못하면 소통의 문제로 헤어지게 될 수도 있으니, 
이럴 때에는 가급적 다투지 않도록, 관계에 있어 서로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진행 중인 공부, 사업, 프로젝트가 
바라는 것 만큼, 노력한 것만큼 잘 진행되지 않는다는 뜻도 된다.

시험이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천지비괘를 얻었다면,
다음 기회를 기다려 보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

건강에 있어서도 좋지 않다.
몸이 아프고 잘 낫지 않는다. 
혹은 전반적으로 체력이 떨어지고 입맛이 없거나, 몸의 순환이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좋지 않은 운에 있을 때에는,
적극적으로 일을 벌이기보다는
조용히 사태를 지켜보며 은인자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좋은 운이든 나쁜 운이든
시간이 지나면 그 또한 다 지나가게 된다.

그러니, 천지비 괘를 얻었을 때에는
지금 현재 좋지 않은 운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가급적 자기 자신을 낮춘 채,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