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타로 38. 화택규(火澤睽)
화택규(火澤睽) 상괘는 불(火)이고, 하괘는 연못(澤)이다. 연못 위의 불이다. 규(睽) = 서로 등지다, 노려보다, 사팔뜨기, 눈을 부릅뜨다, 경쟁하다 위쪽에 위치한 불은 타오르면서 점차 위로 올라간다. 반면, 아래쪽에 위치한 연못물은 점차 낮은 쪽으로 흘러간다. 서로 섞이지 않는다. 서로 등을 돌린 채 점점 멀어져간다. 그런 의미에서, 규를 괘 이름으로 한다. 화택규 괘는 두 사람의 여인이 한 집안에 거주하고 있는데, 서로 간에 마음이 맞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서 한 집안에 거주하는 두 사람의 여인은 어떤 관계에 있을까. 고대 동아시아의 결혼제도는 현대와 달랐다. 일부일처제를 원칙으로 할지라도, 실질적으로는 남자들이 첩을 거느리는 등 중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즉, 화택규는 두 여자가 한 남자를 놓고..
주역타로 34. 뇌천대장(雷天大壯)
상괘는 천둥 번개(雷)이고 하괘는 하늘(天)이다. 대장(大壯) = 힘차다, 성대하다, 씩씩하다, 크게 왕성하다, 장엄하다. 양효가 4개이고, 음효가 2개이다. 이렇게 되면 음향의 균형이 양쪽으로 치우치면서, 4개의 양이 2개의 음을 밀어붙이는 형상이 된다. 양기가 번성하고, 음기는 쇠퇴한다. 하늘 위에서 우레가 치면, 천지가 진동한다. 그 모습은 아주 힘차고 씩씩하고 장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늘 위에서 우레가 치고 있으니, 천둥소리는 들리는데, 목마른 대지를 적셔줄 비는 또 쉽게 내리지 않는다. 그러면, 대지 위에 자라는 산천초목들은 목이 말라서 애가 탄다. 이것이 무슨 뜻인가 하면, 좋은 운이 와서, 운세가 왕성한 것 같은데 그 좋은 운세가 좋은 결과를 바로 가져다 주지 않거나, 혹은..
주역타로 33. 천산둔(天山遯)
천산둔(天山遯) 천산둔(天山遯)이라고도 하고 천산돈(天山豚)이라고도 한다. 상괘는 하늘(天)이고, 하괘는 산(山)이다. 둔(遯) = 피하다. 물러나다. 숨다. 은둔하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산이 높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높고 높아도 결국 하늘보다는 아래에 있으니, 때로는 피하고, 물러나고, 몸을 낮추어 은둔하는 것도 알아야 한다. 때로는 피하고 물러나서 은둔하라는 뜻에서 둔(遯)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상괘인 하늘은 위에 있고, 하괘인 산이 엎드려 있으니, 하늘 따로, 산 따로, 제 갈길을 가는 모습 같기도 하다. 혹은, 웅크리고 숨어서 사태를 관망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집 안에 박혀 있는 은둔자의 모습이기도 하고, 히키코모리(?) 같기도 하다. 사직을 청하고 고향에 내려와서 두문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