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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타로 (I-Ching)

주역타로 33. 천산둔(天山遯)

이칭 주역타로 : 33. 천산둔


천산둔(天山遯)

천산둔(天山遯)이라고도 하고 천산돈(天山豚)이라고도 한다.

상괘는 하늘(天)이고, 
하괘는 산(山)이다. 

둔(遯) = 피하다. 물러나다. 숨다. 은둔하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산이 높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높고 높아도 결국 하늘보다는 아래에 있으니,
때로는 피하고, 물러나고, 몸을 낮추어 은둔하는 것도 알아야 한다.

때로는 피하고 물러나서 은둔하라는 뜻에서 둔(遯)을 괘 이름으로 하였다.

상괘인 하늘은 위에 있고, 하괘인 산이 엎드려 있으니,
하늘 따로, 산 따로, 제 갈길을 가는 모습 같기도 하다.
혹은, 웅크리고 숨어서 사태를 관망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집 안에 박혀 있는 은둔자의 모습이기도 하고, 히키코모리(?) 같기도 하다.
사직을 청하고 고향에 내려와서 두문불출하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달아나서 숨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둔괘가 말하는 ‘숨는다’에는 단순한 회피라기보다는,
잠시 뒤로 물러나서 사태를 관망하며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힘쓰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자기 수양을 하여 위기를 넘기라는 뜻이 담겨 있다.

천산둔 괘는 
절반의 길과 절반의 흉이 공존하는 괘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반반이라는 뜻이다.

옳은 일을 해도, 바른 일을 해도,
아무리 열심히, 성실히 노력을 해서 성과를 얻어낸다고 할지라도,
주변의 상황이 좋지 않아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

오히려 시기하고 질투하고 음해하려 드는 소인배들이 있어서,
그들의 시기 질투 음해를 당할 수 있는 괘가 바로 천산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인배들이 시기하고 질투하고 음해하고 있을 때에는
앞으로 나아가면 나아갈수록 어려움이 심화된다.

이럴 때에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나서 잠시 숨을 고르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당장은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운세는 호전될 것이다.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뒤에는 태평해지는 괘가 바로 천산둔 괘라고 할 것이다.

천산둔 괘에는 지금 현재 어려움에 봉착하여 있거나,
소인배의 괴롭힘을 당하는 등
마치 늪에 빠진 것만 같이 힘든 상황에 있다고 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고난이 물러가고,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렇기에, 어려울 때에는 잠시 물러나서 몸을 낮추고,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낫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는 자세로 현상을 유지하며 참고 기다리다보면
다시 치고 나아갈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다.

적절한 때가 이르렀을 때에는
그동안의 꾸준한 노력에 행운이 맞물리면서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천산둔을 얻었다면
지금은 물러서야 한다는 뜻이다.

천산둔 괘는 확실하고 명확한 의미가 담겨 있기에,
좋지 않은 상황에서 천산둔이 나왔을 때에는, 앞으로 나아가지 말고 무조건 물러서야 한다.
물러서서 현상을 유지하고, 소인배의 접근을 최대한 막으며 때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현재 상황이 긍정적인데 천산둔 괘가 나왔다면,
앞으로 더 잘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천산둔이 나타내는 전반적인 운세는 길흉이 반반이니,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뒤에는 태평할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니 무엇을 하든, 무리해서 일을 벌이고 확장하기보다는
현상을 유지하며 사태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소인배를 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이나 직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크게 일을 벌이기보다는 주변의 작은 일들을 처리하며, 현상을 유지하고 실속을 차리는 것이 낫다.
새로운 일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한 걸음 물러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천산둔은 특히 문화 예술 계통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긍정적인 괘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요식업, 유흥업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괘로 보인다.

투자에는 늘 신중해야 하며,
거래를 할 때에도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에 있어서든 인간관계에 있어서든,
가능하면 상대와 언쟁, 논쟁을 피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옳은 말 바른 소리를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너무 강하게 피력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잠시 참고 인내하며 때를 기다린다면, 머지 않아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금전적으로는 들어오는 돈 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지출 관리에 주의하고, 새는 돈을 줄이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돈을 빌려주면 받기 어렵고, 돈을 빌리면 갚기 어렵다.
그러니, 천산둔괘가 나왔을 때에는 가능하면 빌려주거나 빌리는 일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애정 문제에 있어서는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
새로 시작되는 인연은 친구 관계나 단순히 즐기는 관계 이상으로 진전시키기가 어렵다.
더 나은 인연이 곧 나타날 것이니 참고 기다리며,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의 관계가 있다면, 자칫 느슨해질 수 있다.
그렇기에 느슨해지지 않도록 관계의 내실을 다지면서 신경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

건강에 있어서는, 평소에 잘 관리를 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질환에 주의를 해야 한다.

공자 왈, 
사물은 한곳에 오래 머물 수 없다(物不可以久居其所)고 하던가.

사람이든 사물이든 간에
영원히 한 곳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세상 삼라만상은 모두 움직이고 순환하는 존재이니,
나아갈 때가 있으면 물러날 때가 있는 것이고, 물러날 때가 있으면 나아갈 때도 있는 법이다.

그 나아가고 물러날 때라는 것이 사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항상 운의 흐름을 살피며, 진퇴의 시기를 읽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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