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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타로 (I-Ching)

주역타로 38. 화택규(火澤睽)

이칭 주역타로 : 38. 화택규


화택규(火澤睽)

상괘는 불(火)이고,
하괘는 연못(澤)이다. 

연못 위의 불이다.

규(睽) = 서로 등지다, 노려보다, 사팔뜨기, 눈을 부릅뜨다, 경쟁하다 

위쪽에 위치한 불은 타오르면서 점차 위로 올라간다.
반면, 아래쪽에 위치한 연못물은 점차 낮은 쪽으로 흘러간다.

서로 섞이지 않는다. 서로 등을 돌린 채 점점 멀어져간다.
그런 의미에서, 규를 괘 이름으로 한다.

화택규 괘는 
두 사람의 여인이 한 집안에 거주하고 있는데, 서로 간에 마음이 맞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서 한 집안에 거주하는 두 사람의 여인은 어떤 관계에 있을까.

고대 동아시아의 결혼제도는 현대와 달랐다.
일부일처제를 원칙으로 할지라도, 
실질적으로는 남자들이 첩을 거느리는 등 중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즉, 화택규는 두 여자가 한 남자를 놓고 시비를 벌이고 갈등하는 상이라고 보면 된다.

고전소설 사씨남정기가 떠오른다.

사실, 이러한 처첩 갈등에서 제일 나쁜 건 
중간(?)에 있는 바로 그 한 남자이다. 

집안의 가장이 제 구실을 못하거나 처신을 똑바로 못할 때, 가정에 갈등이 생기는 법이다.

중국 드라마 중에서 후궁 암투 장르물을 보자.
후궁들이 서로 모함하고 죽이고, 황후를 향해서도 마수를 뻗치는데.
언제나 제일 나쁜 놈은 황상(황썅?)이 아니던가.
최고의 악당은 주인공의 라이벌이 아니라, 바로 그 황상 아니던가.

화택규는 서로 시비를 벌이는 상을 갖고 있는데다가,
또한, 서로간에 반목하고 다툰다는 의미도 있다.

그렇기에 화택규 괘를 얻었을 때에는
누군가 타인에게 시기, 질투, 음해를 당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고로, 이 시기에는 자기 자신을 겸허히 낮추고, 은인자중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들이 언제나 옳지는 않다.
내 기준에서는 그게 맞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할 때도 있다.

또, 설령 내가 하는 행동이 옳다고 한들, 
거기에 반발하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한다.

화택규를 얻은 시기에는,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남의 눈에 거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옳고 그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가 하는 행동은 그것이 옳은 일이든 아니든 간에 누군가 남의 눈에 거슬리게 되고, 
결국 남의 입에 내 이름이 오르내리게 되는 상황이다.

즉, 구설수가 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시기는 반목의 시기이니,
누군가에게 내가 도움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그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고, 자포자기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조건 내 잘못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냥 뭘 해도 욕을 먹고 구설수에 오르는 운이라고 생각하면 차라리 속 편하다.

특히 감정적인 갈등이 따르기 쉬운 운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매우 불리한 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싸운다고 해도, 속 시원한 결론을 내기 어렵다.
서로 오해를 풀거나 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시기에 싸우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고, 감정을 소모하는 일 밖에는 안 된다.
결국 서로 간의 감정은 더욱 더 꼬이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무조건 언행을 조심해야 하며,
충돌이나 갈등, 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해야 한다.

갈등, 분쟁, 다툼, 소송이 발생하기 쉬운 운세로,
불길하고 불안하다. 어려모로 어려움이 많다. 

그런 점에서 천수송 괘와 닮은 점이 있다.

어떤 일을 도모한다면,
성취하기도 대단히 어렵다.

지금은 때가 아니니, 기다리는 것이 좋다.
기다리다보면 분명 호전되는 운이 올 것이다.

화택규 괘는 가정과 관련한 문제에서 특히 좋지 않다.
주역 64괘에서, 가정사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안 좋은 괘가 바로 화택규이다.

화택규는 앞서 살펴본 풍화가인의 괘가 뒤집힌 형상이다.
이렇게 되면, 한 집안에서 중심점이 되는 존재, 기둥이 되는 존재가 사라지거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즉, 중심이 되는 사람이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같은 부모의 피를 물려 받아 태어난 아이들이 충돌하고 싸우게 되는 모습이다.

형제 자매간 갈등이 생긴다. 가족간에 불신이 싹튼다.
혹은 부부 간의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한 갈등이 이미 한창 무르익었을 수도 있다.

이 시기에는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니 참고 또 참으며, 나아지는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

만약 형제자매간 갈등이 생긴 상황이라면,
서로 떨어져 지내는 것이 좋다.
서로를 진심으로 미워하는 것은 아님에도, 갈등이 멈추지 않고 헐뜯게 된다.
그러니 서로 떨어져서, 각자 가정을 꾸리고 지내게 되면 잠잠해지는 갈등이다.

주역에 이르기를, 하늘과 땅이 어긋나더라도 결국은 하나라고 하지 않던가.

형제자매간의 갈등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한 부모에서 태어난 자식들이다.
그렇기에, 서로 반목하더라도, 끝내에는 하나의 무리로서 통할 수밖에 없다.

또한 부부간의 갈등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금 현재는 서로간에 통합되지 못하고, 어긋나고, 일그러지는 모습을 보일지라도,
그 또한 언젠가는 지나가기 마련이다.
실제로는 모두 하나이며, 
어긋남 속에서도 서로 교류하고 통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서로 반목하고 등을 돌리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화택규 괘를 얻었을 때에는 전반적인 운세가 그리 좋지 못하다고 보면 된다.

누군가와 경쟁을 하기 쉽고, 적의를 품은 누군가와 다툴 수도 있다.
관재가 발생할 수도 있고, 구설수도 있다.
시비와 다툼이 발생하기 쉽고, 이별을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그렇기에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있지는 않은 것인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갑작스럽게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무리하지 않고, 매사 조심하며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업이나 직장 직업 분야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현상 유지를 하며, 내부 관리에 힘을 쓰는 편이 좋다.

특히 분쟁, 갈등이 발생하기 쉬운 운세이니,
이 괘를 얻었을 때에는, 거래, 협력, 동업 등에 주의하는 게 좋다.

금전적으로도 아주 고생스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씀씀이를 줄이는 것이 좋다.

건강에 있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일단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상황인데, 그 스트레스로 인해 병이 날 수 있다.
과로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또, 호흡기 질환을 조심하는 게 좋다.
암, 당뇨 같은 것과도 관계가 있으며, 수술 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애정 문제에 있어서도 화택규는 뭔가 복잡하다.

연애 관계에 있어서는 
성격 차이 등의 이유로 인해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상대임에도 
어째서인지 쉽게 헤어질 수 없는 상대를 만날 수 있다.

남자의 경우 꽃뱀, 여자의 경우 방울뱀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좀 더 자세하게 풀어보자면,
연애 관계로 만난 사람이 사실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 접근해 온 이성일 수도 있고,
아니면 능력 없는 상대에게 빠져서 몸도 주고 맘도 주고 돈도 주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일정한 직업도 없고 능력도 없는데다가, 성격까지 개차반인 남자를 만났는데,
정말 이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도, 묘한 매력 때문에 헤어지지 못하고 탈탈 털려버린다든지.

그렇다면, 이처럼 불길하고 어려운 괘를 얻었을 때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사실 딱히 조언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그저 참고, 참고, 또 참아가면서 기다리는 것 뿐이기 때문이다.

흐린 날씨도 한 줄기 바람에 흩어져버리듯이,
모든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된다.

시간이 약이다.

오직, 시간만이 약이다.

그러니, 지금은 때가 아니려니 생각하며 기다려야 한다.
주어진 일상에 충실하며, 
과욕을 부리지 않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며
매사 조심조심, 은인자중 하는 자세로 조심하며 지낸다면, 
시간이 흐른 뒤에는 틀림없이 좋은 결실을 얻을 것이다.

시간의 흐름과 이치를 거스를 수 있는 것은 지극히 드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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