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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타로 (I-Ching)

주역타로 36. 지화명이(地火明夷)

이칭 주역타로 : 36. 지화명이


지화명이(地火明夷)

상괘는 땅(地)이고 
하괘는 불(火)이다. 

이(夷) = 상하다. 깨지다. 오랑캐. 

명이(明夷) = 밝은 것이 상한다. 밝음이 깨진다. 

땅 아래로 불, 태양이 잠겨가고 있다.
해가 진다. 해가 지면 어두움이 온다.
그렇기에 명이를 괘 이름으로 한다.

일락서산(日落西山).
해가 서산에 지는 상이다.
앞서 언급한 화지진과 정반대로 뒤집힌 모습을 하고 있다.

즉, 화지진이 동녘에 태양이 솟아 오르는 일출의 형상을 지니고 있다면,
지화명이는 서녘에 태양이 지는 일몰의 형상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태양이 진다.
일몰.
지는 해. 
저무는 해.

말만 들어도 어딘가 좋지 않다. 불안하다. 
태양의 밝은 기운이 손상당했으니 어둡다. 

화지진이 앞으로 나아가는 때를 만난 괘라면,
지화명이는 매우 운이 좋지 않은 때를 알리는 괘라고 할 수 있다.
매우 불운한 때를 만났으니, 자연히 여러모로 좋지 않은 일을 겪을 수 있다.

변방의 오랑캐가 쳐들어올 때에는,
언제나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렸을 때가 아니던가.

아무리 태양이 환하고 밝은 기운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캄캄한 땅 아래에 있으면, 하늘을 밝힐 수 없다. 어둡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고 할지라도, 
자신을 알아주는 주인을 만나고 
자신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을 만나야만
비로소 그 쓰임을 다할 수 있다.

아무리 제갈공명과 같은 지모를 가진 인재라고 할지라도,
때를 만나지 못하고, 그 능력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초야에 묻혀 지낼 수밖에 없다.

어린 나이에 당나라 빈공과에 급제했던 신라의 인재 최치원 또한,
때를 만나지 못하고, 인재를 알아보고 활용할 줄 아는 주인을 만나지 못했기에,
결국 세상을 위해 그 뛰어난 능력을 펼쳐 보지도 못하지 않았던가.

지화명이는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내 능력을 펼칠 때를 만나지도 못했다.

이럴 때에는 조용히 근신하며, 
자기 자신의 내면과 역량을 갈고 닦으며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불운한 시기 또한
언젠가는 지나가기 마련이니.

이 불운한 시기가 지나고 호운이 도래했을 때를 위하여
차근차근 자기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불행한 것은,
좋은 운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운이 왔음에도 그 좋은 운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좋지 않은 시기라는 사실을 한탄하며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기보다는
이 시기가 지나고 좋은 시기가 왔을 때를 대비하여, 자신을 갈고 닦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아무리 어렵다 할지라도 올곧은 마음으로 바르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
나쁜 유혹은 멀리하고, 타인의 허물을 눈감아 주는 아량도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운세를 나타내는 카드이니,
사업이나 직업에 있어서도 그리 좋지 않다.
지화명이괘를 얻은 경우, 어쩌면 이미 크게 손실을 본 상황일 수도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일을 확장하는 데에는 좋지 않은 시기이니, 
가급적 전진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이 좋다.

거래나 계약에 있어서는 속임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 최대한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며,
상대방을 너무 쉽게 믿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또, 아이디어나 기획에 있어서도 남에게 함부로 발설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나를 시기하고 질투하고 음해하는 누군가가 있을 수 있다.
혹은 누군가와 이미 반목을 하고 암투를 벌이고 있을 수도 있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그 누구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고독하고 답답한 시기가 될 것이다.


애정이나 연애에 있어서도 그리 좋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에게는 이미 다른 짝이 있을 수 있다.
혹은 내 진심을 상대가 몰라줄 수도 있다. 짝사랑의 가능성이 있다.
비밀스러운 교제를 할 수도 있으며, 불륜의 위험도 있다.

결혼에 있어서도,
혼사를 추진하기에 쉽지 않은 운이다.

금전에 있어서도, 돈이 풍족하지 않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남에게 금전에 관련해서 과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기치 않은 손해를 볼 수 있다.

건강에 있어서도 그리 좋은 운은 아니다.
아직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평소 꾸준히 건강관리를 잘 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
적절한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고, 음식 섭취에도 유의해야 한다.

소화기 관련 질병이 있을 수 있으며,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어둠을 상징하는 괘이니만큼, 시력감퇴, 시력저하, 시력문제와 연관이 있다.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지는 운세이니,
앞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둠이다.

컴컴한 어둠 속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난처하고 불리한 상황이다.

이럴 때에는 최대한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자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조용히 공부하고, 자기 자신을 갈고 닦으며 인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설령 재능이 있다고 한들, 가급적 감추는 것이 좋다.

이럴 때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면,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질투하고, 시기한다.

누군가가 괴롭히면, 괴롭히는 대로 견뎌야 한다.
누군가가 모략을 하면, 또 그냥 바보처럼 참고 견뎌야 한다.

남이 의롭지 않은 행동을 한다고 해서,
나까지 바른 길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상대가 어떻게 하든, 나 자신은 언제나 바르고 의로운 자세를 견지할 수 있어야 한다.

어둠 속에서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다.
이 괘가 나왔을 때에는, 손실을 보게 된다면, 또 손실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 가능하면 참고 인내하며 견디어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어차피 영원히 계속되는 밤은 없다.
밤이 깊으면 깊을수록, 아침은 그만큼 가까워진다.

참고 견디다보면, 분명 새로운 아침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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